남조선이라 표현하던 북한...국가명을 '괴뢰'라 불러
정확한 국가명으로 불러달라던 북측...대한민국은 '괴뢰'?
지난 2일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달 30일 치러진 한국과 북한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 결과를 방송하면서 우리나라를 '괴뢰'로 표현했다. 조선중앙TV 아나운서는 "여자 축구 우리나라팀과 괴뢰팀 사이의 준준결승 경기가 9월 30일에 진행됐다"고 설명했고, 화면에도 '한국', '남측'이라는 표기 대신 '괴뢰'라는 글자가 적혔다.
남조선이라 표현하던 북한...국가명을 '괴뢰'라 불러
북한 주민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는 지난 2일 "경기는 우리나라(북한) 팀이 괴뢰팀을 4:1이라는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타승한 가운데 끝났다"고 보도했다. 북한팀 득점 장면 위주로 편집한 영상 하단의 스코어 자막에서도 '조선 대 괴뢰'라는 국가명을 고수했다.
북한은 그동안 우리나라에 대해 보통 '남조선'이라는 표현을 썻다. 그동안 남북 간 스포츠 대결에서도 '남조선'으로 표기해왔는데, 괴뢰라는 명칭을 쓴 것은 이례적이다.
괴뢰는 꼭두각시놀음에 나오는 여러 가지 인형 또는 남이 부추기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북한에서는 '제국주의를 비롯한 외래 침략자에 예속돼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조국과 인민을 팔아먹는 민족 반역자'를 지칭하는 말로 쓰인다.
정확한 국가명으로 불러달라던 북측...대한민국은 '괴뢰'?
북한이 이례적으로 스포츠경기에서까지 '괴뢰팀' 표현을 쓴 것은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한 실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 매체에서 '괴뢰'라는 표현의 빈도는 현정부 들어 높아졌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는 '정확한' 국가명을 불러야 한다며 우리의 '북측'이라는 표현에 민감하게 반응했던 북한의 태도를 고려하면 모순적인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 리유일 감독은 지난달 30일 한국과 8강전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기자가 북한을 '북측'으로 부르자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감독은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시정하고 '조선' 팀으로 불러 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여자농구 남북 대결에서도 한 북한 선수단 관계자는 기자의 '북한' 호칭에 "우리는 노스 코리아(North Korea)가 아니다.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이다. 그건 옳지 않다. 아시안게임에서는 모든 국가명을 정확하게 불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한국과 북한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8강전은 북한의 4대1 완승으로 끝났다. 한국은 전반 10분 지소연의 코너킥이 리혜경의 몸에 맞고 북한의 골망을 가르면서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 20분 리학이 프리킥 찬스를 성공시키며 동점 골을 내줬다.
이후 한국은 전반 41분 손화연이 퇴장하면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후반에만 3골을 내줬다.